편도 절제 후 음식 고르기보다 무서웠던 건 삼키는 고통이었다
편도선 절제 수술을 받은 뒤, 가장 두려웠던 건 ‘음식 고르기’가 아니라 ‘한 입을 삼키는 그 순간’이었습니다. 고통이 아니라 공포에 가까웠다고 말하고 싶어요. 이 글은 수술 후 식사 중 겪은 실제 고통과 그것을 완화했던 팁을 담은 기록입니다. 혹시 지금 같은 두려움 속에 있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.
1. 수술 후 3~5일차, 물 한 모금도 무서웠던 시기
처음엔 죽이라도 한 숟갈 먹으면 나아지겠지 싶었는데, 그 한 숟갈이 지옥처럼 아팠습니다. 수술 부위가 날카롭게 당기면서 귀까지 찌르는 통증이 올라왔고, 삼키는 동작 하나에 숨도 못 쉴 정도의 겁이 났어요. 물조차 마시는 게 두려워져 탈수 증세가 올 뻔했습니다.
- 가장 아팠던 음식: 미음보다 ‘약간 걸쭉한 죽’이었어요. 혀에 닿는 질감이 거슬릴 정도로 예민해졌거든요.
- 조심해야 할 순간: 아침 첫 모금이 특히 고통스러웠습니다. 밤새 건조된 인후가 자극에 더 민감하거든요.
2. 고통을 줄였던 실제 방법 5가지
고통은 피할 수 없지만, 조금 덜 아프게 넘기는 요령은 있었습니다. 다음은 제가 직접 해보고 효과 있었던 방법입니다.
- ① 미지근한 물로 먼저 적시기: 아침엔 미지근한 물 한 모금으로 목 안을 먼저 적셔서 점막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면 덜 아팠습니다.
- ② 얼린 물 수시로 입에 머금기: 얼음물을 마시는 게 아니라 입에 넣어 천천히 녹이는 방식으로 통증을 완화했어요.
- ③ 약 복용 30분 후 식사 시작: 진통제를 먹고 바로 식사하지 말고, 약효가 퍼질 시간을 기다린 후 먹는 게 훨씬 나았습니다.
- ④ 음식 온도는 ‘미지근’ 유지: 뜨겁거나 차가운 음식은 모두 극도로 예민한 목을 자극했어요. 35~37도 정도의 따뜻한 미음이 가장 무난했습니다.
- ⑤ “삼키지 않고 먹는 연습”부터: 처음엔 음식 맛을 보는 정도로 입안에서 부드럽게 굴리는 연습만 했고, 그 후 자연스럽게 넘기는 연습으로 전환했어요.
3. '어떤 음식이 좋았나요?' – 회복자 기준 추천 리스트
의외로 도움이 된 음식도 있었고, 망설이다 안 먹은 게 다행이었던 음식도 있었습니다.
- 도움이 된 음식: 미음, 달걀찜, 으깬 감자, 미지근한 두유, 삶은 바나나
- 피한 음식: 오트밀(거칠었음), 국물 라면(맵고 뜨거움), 김치죽(산성 자극), 단단한 과일(질감이 거슬림)
- 팁: 회복 초반에는 ‘영양’보다 ‘통증 없는 섭취’가 우선입니다. 이 시기의 끼니는 회복을 위한 ‘행동’이지, 식사를 위한 맛이 아닐 수 있어요.
4. 지나고 나니 알게 된 것들
그 고통의 순간들조차,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무뎌집니다. 저는 7일차부터 물 마시는 게 괜찮아졌고, 10일차엔 미음 아닌 죽을 먹을 수 있었어요. 중요한 건 ‘너무 참지 말고, 최대한 자주 적셔주는 것’이었습니다. 목이 마르고 건조해질수록 통증은 배로 심해졌거든요.
무서워도 조금씩, 자주 시도하는 게 회복의 첫걸음이었어요. 그리고 그 첫걸음을 내딛은 당신은 이미 회복 중입니다. 괜찮아요. 지금도 잘해내고 있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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면책조항 (Disclaimer)
이 글은 필자의 실제 회복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이며, 개인의 회복 속도나 증상은 다를 수 있습니다. 음식 섭취나 약 복용과 관련한 결정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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